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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惟하는 삶/책

존 윌리엄스 [ 스토너 ]

 이 책은 ‘윌리엄 스토너’라는 한 남성의 생애를 담고 있다. 그는 얼핏 보면 단조로운 삶을 사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자세히 살펴보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 여러 번 반복되는 잦은 굴곡 속에서 인생이 결코 순탄하지 않게 흘러갔다. 어두운 결혼생활, 자신보다 훨씬 어린 여자와의 불륜, 동료 교수와의 불화 등 심적으로 힘든 일을 겪으며 나이를 들어가는 스토너의 모습이 불쌍해 보이기도 했다.

 스토너는 죽음을 앞둔 병상에서 자신에게 계속해서 질문했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책에 쓰인 이 문장을 보고 과연 나 자신은 무엇을 기대하며 살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껏 이뤄온 것은 무엇인지 성찰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쉽게 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이루지 못했던 것이나 기대만 하고 포기해버린 것들만 생각났다.

 반면 스토너는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그 일에 몇십 년간 몸담았으며, 온 맘을 다해 사랑해보기도 했다. 좋아하는 여인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그 아이에게 진심 어린 부성애를 보여주었다.

 다시 한번 그의 생애를 되짚어본 뒤 나는 그의 인생을 절대 ‘측은하다’로 단정 지을 수 없었다. 그는 일과 사랑에 충분히 열정을 바쳤고 “넌 무엇을 기대했나?”라는 질문에 충분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책을 끝까지 읽은 후 나도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 후회 없을 만큼 그것에 몰두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해졌다. 시간에 나를 맡겨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삶은 지양하고, 일주일 혹은 한 달 단위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스토너>에서는 ‘자신이 열정을 주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했을 때 가장 온전히 열정을 바친 것 같았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스토너는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순간에 열정을 바쳤지만, 정작 자신은 이것이 열정인지 쉽게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고독함의 연속을 보내면서도 그의 삶에 충실했으며 열정을 바치고 있었다. 삶에 진지하게 임했던 스토너에게 위로와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스토너처럼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자신에게 “난 무엇을 기대했나?”라고 질문했을 때, 원했던 것이 단 한 가지라도 생각난다면, 그리고 원하는 바를 성취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