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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惟하는 삶/책

손원평 [ 아몬드 ]

1.  감정

 

 감정이라는 건 수학의 공식처럼 외우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접했을 때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나 기분을 말한다.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은 성장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습득했다. 감정으로 인해 소리 내어 웃고, 슬퍼서 눈물을 흘리고, 눈이 커지며 놀랄 수도 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감정이라는 존재가, 사라져 버린다면 어떨까?

 

 책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선천적으로 편도체가 작게 태어난 탓에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한다. 감정 없이 대화하고 행동했다는 이유로 타인에게서부터 나쁜 말을 듣기도 한다. 윤재의 엄마는 그저 윤재가 '평범'하게 보이길 바라며 주입식으로 감정을 가르친다.

 

 


2.  본능과 용기 사이

 

 두려움이 없다는 게 용감한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모른다는 건 용감한 것과는 거리가 꽤 멀다. 차가 돌진하면 무서워서 피해야지 가만히 서있어서는 안 된다. 무서우면 피하고 도망치는 게 바로 사람의 '본능'이다.

 

 하지만 윤재는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나서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나서지 않는 사람들이 가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의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도 상대방에게 맞서 싸웠다. 만약 윤재에게 풍부한 감정이 있었다면 책에서처럼 똑같이 맞서 싸울 수 있었을까 싶다.

 

 윤재는 감정이 발달하지 않아서 위기의 상황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공포스러운 상황에서도 나서야 한다'는 자신의 신조에 따라 행동했던 것일까?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지만, 계속해서 그 답을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